우리 서비스, 뭐가 문제일까? 사내 데이터로 퍼널 개선하기 (1) 사례 소개편

우리 서비스, 뭐가 문제일까? 사내 데이터로 퍼널 개선하기 (1) 사례 소개편

서비스/프로덕트를 마케팅하거나 기획하고 있다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퍼널 분석'. 퍼널을 분석하고 각 단계의 전환율을 개선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사례와 함께 알려 드려요.

목차

안녕하세요.  데이터 분석가 김민주님과 함께 한 <사내 데이터로 퍼널 개선하기> 는 (1) 사례 소개편, (2) Q&A편 총 두 개의 콘텐츠로 이어집니다. 또한, 본 블로그 내용은 웨비나 VOD와 팟캐스트로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
함께 참고하면 좋은 콘텐츠
- 퍼널 개선하기 (2) Q&A편
- 웨비나 VOD
- 팟캐스트 오디오 

안녕하세요. 데이터 분석가 김민주입니다.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기 전에 스타트업 창업 경험이 있어요.

창업한 회사에서는 쉐어하우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일을 했습니다. 사업을 시작했던 2016년은 ‘쉐어하우스’라는 게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하던 때였어요. 저희가 사업을 했던 지역에서는 경쟁사랄 것도 없어서 첫 번째 하우스를 오픈했을 때 입주 경쟁률이 10:1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수요가 넘쳐나는 걸 보고 ‘공급을 늘리기만 하면 더 팔 수 있겠구나!’ 하고 신나게 하우스 수를 늘렸어요. 그렇게 2년 만에 11호점까지 늘어났어요.

여기까지 들으시고 ‘와, 사업 잘됐나 보네…’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는 조금 달랐어요. 11호점까지 하우스를 늘려가는 2년 동안 10:1 로 시작했던 입주 경쟁률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5:1…3:1…2:1이 되다가 결국 공급보다도 수요가 적어 빈 방이 생기는 시점까지 왔어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이유를 생각해봤어요. 우선은 2년이 지나는 동안 주변에 다른 경쟁 쉐어하우스들이 조금씩 생겨났어요. 다음으로는 늘어난 쉐어하우스 공급 덕분에 쉐어하우스를 경험해 본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살아보기 전에는 알기 어려웠던 단점도 잘 알게 되었을 거고요. 마지막으로 주변에 컨디션 좋은 신축 원룸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다 외부적인 요인이라 저희가 컨트롤 할 수는 없는 것들이었어요. 그외에 직접 개선할 수 있는 내부적인 문제도 있었을 텐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상을 파악해야 하는지부터 막막했어요.

아, 그냥 할인해버리자

현상 파악도 못 하니 개선도 요원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할인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당연히 이익이 크게 줄었고 장기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웠어요.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퍼널 분석을 배운 후에 이 일을 떠올려 보니까 이제 다르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힌트를 얻어가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의 목표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의 목표는 뭘까요?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의 목표

사용자를 특정한 목표 지점에 도달하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목표 지점이란 서비스에 따라 달라집니다. 유튜브의 경우 동영상 시청, 구체적으로는 더 많이, 더 오래 동영상을 시청하게 하는 것일 거고요. 쿠팡이라면 구매, 이왕이면 이윤이 많이 남는 상품을, 더 자주 구매하는 거겠죠. 제가 했던 쉐어하우스 사업이라면 입주 계약을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퍼널 분석 Funnel Analysis

더 많은 사용자가 목표 지점에 도달하게 하기 위해서 퍼널 분석이라는 방법론을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쉐어하우스 입주 계약 퍼널 구성
쉐어하우스 입주 계약 퍼널 구성

퍼널 분석은 사용자가 우리가 설계한 사용자 경험 루트를 따라 잘 도착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최초 유입부터 최종 목적지까지 단계를 나누어서 살펴보는 분석 기법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최종 단계인 입주 계약 단계까지 도착하는지, 또 어디에서 많이 이탈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단계를 통과할 때마다 사용자 수가 줄어들게 되는데 그림으로 그려보면 위 그림처럼 점점 좁아지는 형태의 깔대기(Funnel) 모양이라 퍼널 분석이라고 말합니다. 각각의 단계를 넘어가는 것을 전환(Conversion)이라고 부르고 그 비율은 전환율(Conversion rate)이 됩니다.

쉐어하우스 입주 계약까지의 퍼널을 그려봤으니 이제 퍼널을 분석해 봅시다.

Step 1. 현상 분석하기

사용자를 목표 지점에 더 많이 도달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현상 분석이 필요합니다.

쉐어하우스 입주 계약 전환율
쉐어하우스 입주 계약 전환율

예를 들어, 웹사이트 접속자 100명이 있었고 그중에 입주 계약까지 도달하는 사람은 1명이라고 해볼게요. 1%의 사용자만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99%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Step 2. 단계를 나누어 보기

위와 같이 ‘웹사이트 접속 100명 → 입주 계약 1명’ 이렇게 처음과 끝만 볼 때는 나머지 99%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힘들어요. 그 사이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살펴보기 위해 단계를 쪼개 보겠습니다.

쉐어하우스 입주 계약 단계별 전환율
쉐어하우스 입주 계약 단계별 전환율

웹사이트 접속은 100명인데 입주 신청으로 넘어오는 사람이 5명, 5%입니다. 입주 신청에서 투어 일정 잡기는 80%, 일정을 잡은 사람 중에 투어에 온 사람은 75%, 투어를 한 사람 중 계약하는 사람은 33%입니다. 이런 식으로 단계를 나누어 보면 어디가 전환율이 낮은지, 문제가 되는 구간이 어디인지 확인하고 퍼널의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Step 3. 문제가 되는 구간 찾기

쉐어하우스 입주 신청 퍼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구간은 어디일까요? 이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각 단계마다 전환율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각 단계의 특성에 따라서 전환율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웹사이트 접속에서 입주 신청까지 전환율
웹사이트 접속에서 입주 신청까지 전환율

‘웹사이트 접속 → 입주 신청’ 단계의 전환율이 5%인데요. 다른 구간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수치입니다. 그런데 이 구간이 가장 문제가 되는 구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웹사이트 접속은 그냥 누구나 해볼 수 있습니다. 그냥 궁금해서 들어와본 사람일 수도 있고요. 지금 이사할 건 아닌데 지금 봤다가 나중에 신청할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투어에서 입주 계약까지 전환율
투어에서 입주 계약까지 전환율

‘투어 → 입주 계약’ 단계를 볼게요. 이 구간의 전환율은 33%입니다. 투어는 회사 입장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들여야 하는 일이에요. 신청자와 일정 약속을 잡고, 기존 입주민에게도 미리 양해를 구해놓고, 신청자와 직접 만나서 안내를 하고 궁금한 점에 대해서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고요. 애초에 아무나 이 단계까지 와보지 않습니다. 그냥 궁금해서 와볼 수도 있겠지만, 궁금해서 웹사이트 한번 들어가보는 거랑 궁금해서 직접 약속 잡고 찾아오는 거랑은 허들이 다르니까요. 그래서 충분히 구매의사가 있는 사용자들에게 이만큼의 리소스를 들였는데 ⅔ 가 빠져나가는 상황이 어쩌면 더 큰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
퍼널을 개선하기 전에 잠깐!

‘투어 → 입주 계약’ 단계의 전환율을 높이기로 했다고 해볼게요. 전환율 개선의 목표는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전환율을 100%까지 올릴 수 있을까요? 아니요. 100%는 절대 안될 거예요. ‘계약해야지!’ 하고 온 사람이라도 직접 봤더니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 마지막 순간에 마음이 바뀔 수도 있고요. 갑자기 그 지역에 살 이유가 없어져서 계약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단계들도 마찬가지로 더 이상 개선할 수 없는 전환율이 있을 거예요. 웹사이트 접속에서 입주 신청 전환율은 20%도 무리일 수 있어요. 쉽게, 자주 구매가 일어날 수 있는 종류의 상품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목표치를 정할 때에도 현실에서 달성 가능한 수치인지 잘 판단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Step 4. 퍼널 개선하기

이제 어디가 문제인지 파악했으니 퍼널을 개선할 차례입니다. 퍼널을 개선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을 텐데요. 그중에 몇 가지를 이야기해 볼게요.

1. 스타트 지점에 있는 사람 수 늘리기

전환율이 같다고 가정하면 스타트 지점에 들어오는 사람 수를 늘리면 마지막 단계인 입주 계약까지 도착하는 사람 수도 따라서 늘어납니다. 웹사이트 접속자 수를 10배로 늘리면, 입주 계약자도 10배인 10명이 되겠죠.

웹사이트 접속 전환율 입주 계약
100명 1% 1명
1,000명 1% 10명

어찌보면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유료 광고 예산을 늘린다거나, 관심을 끌 만한 문구나 이미지로 클릭을 유도해서 일단 많이 들어와 보게 할 수 있습니다. 들어왔다 나가는 사람도 그만큼 많겠지만 일단 들어오는 사람을 10배, 100배 늘려버리면 그다음 단계로 가는 사람들도 분명히 늘어날 테니까요.

2. 전환율 높이기

1번의 방법으로 많이 들어오면 끝까지 도착하는 사람도 늘겠지만 그만큼 빠져나가는 사람도 많다고 했었죠. 이렇게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을 많이 들어오게 하는 데에 급급해서 너무 자극적인 광고를 하게 되면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질 수도 있고요. 어렵게 데리고 온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를 보고 뭔가 실망해서 돌아갔다는 뜻이 되니까 장기적으로 좋은 시그널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환율을 높이는 작업이 스타트 지점의 사람을 늘리는 것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일이 됩니다.

입주 계약까지 기존 전환율이 1%였는데요. 웹사이트 방문자가 100명일 때 입주 계약까지 전환되는 건 1명이었습니다. 전환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서 10%가 됐다고 해볼게요. 그러면 유입을 전혀 늘리지 않고도 입주 계약자를 10명, 10배로 늘릴 수 있어요.

웹사이트 접속 전환율 입주 계약
100명 1% 1명
100명 10% 10명

이때 유입을 늘리면 어떻게 될까요? 1,000명이 들어오면 100명이 전환됩니다. 전환율을 먼저 올려놓으면 같은 광고 예산으로 더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접속 전환율 입주 계약
100명 10% 10명
1,000명 10% 100명

2.1 액션을 더 쉽게 만들어주기

그렇다면 전환율을 높이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사용자가 해야 할 액션을 더 쉽게 만들어 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더 간단하게 만들거나, 난이도를 낮춰줄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하는 거죠.

사례 1. 쉐어하우스 퍼널에서 ‘웹사이트 접속 → 입주 신청‘ 단계 개선

웹사이트에서 입주 신청을 할 때, 회원 가입을 할 때 등과 같이 정보를 받는 구간에서 일반적으로 이탈률이 늘어납니다. 신청할 때 입력하는 항목이 너무 많다거나 답변이 어려운 항목이 있다거나 하는 이유로 중간에 이탈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전환율 높이기 1. 액션을 더 쉽게 만들어 주기

그렇다면 신청할 때 입력하는 항목을 줄이고 답변하기 쉽게 문항을 설계해 허들을 낮춰줄 수 있습니다. 입주 신청하기 버튼이 눈에 띄지 않아서 누르기 어려웠다고 하면 더 잘 보이는 곳에, 혹은 더 눈에 띄는 색상으로 변경하는 식으로 웹사이트 디자인을 수정하는 것으로도 전환율을 올릴 수 있습니다.

사례 2. 소셜 로그인을 이용한 회원 가입

다른 서비스에서 전환율을 어떻게 높이는지 사례를 가지고 와봤는데요. 회원 가입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전통적인 회원 가입 절차는 왼쪽에서 보이는 것처럼 여러가지 약관에 동의를 하고 본인 인증을 거쳐서 정보를 입력합니다. 반면에 요즘 많은 서비스들에서 사용하는 소셜 로그인을 이용한 회원 가입은 버튼 한번만 누르면 바로 회원 가입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같은 “회원 가입” 단계라고 하더라도 절차를 간단하게 만들어서 전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회원가입과 소셜 로그인을 이용한 회원가입
전환율 높이기 1. 액션을 더 쉽게 만들어 주기 - 소셜 로그인

전통적인 회원가입과 소셜 로그인을 이용한 회원가입

사례 3. 가이드 제공

아래 이미지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 인프런에서 강의를 만들 때 나오는 화면입니다. 온라인 강의를 처음 만든다면 소개 페이지 작성이나 강의를 만들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텐데요. 이렇게 허들이 높은 액션을 유도하기 위해서 상세한 가이드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인프런 말고도 온라인 강의 플랫폼인 클래스 101이나 탈잉에서도 비슷한 장치들을 두고 있고 아이디어스 같은 소상공인 커머스 플랫폼에서도 판매자들을 위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프런 강의 소개 작성 가이드
전환율 높이기 1. 액션을 더 쉽게 만들어 주기 - 가이드 제공

2.2 퍼널의 단계를 없애기

다음으로는 퍼널의 단계를 없애기입니다. 아무리 전환율을 높여도 단계를 하나 지날 때마다 사람들이 이탈할 수밖에 없어요. 현실 세계에서는 여러가지 상상할 수 없는 이유로 이탈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단계를 줄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이에요.

사례 1. 쉐어하우스 퍼널에서 ‘입주 신청 → 투어 일정 잡기’ 단계 합치기

그러면 쉐어하우스 퍼널 예시에서 없앨 수 있는 단계가 있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입주 신청 → 투어 일정 잡기’ 사이에서 이탈할 일이 뭐가 있겠냐 싶지만, 있습니다. 신청을 받은 후에 담당 매니저가 연락해서 투어 가능한 일정을 잡는 데에도 하루 이틀 걸리거든요. 주말이나 휴일이 끼어있으면 그것보다 더 걸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막상 연락해보면 “아, 저 이미 다른 방 구했어요.” 라고 할 때도 적지 않았습니다.

전환율 높이기 2. 퍼널의 단계 없애기

원래는 신청이 들어온 뒤에 매니저가 확인한 후 투어 일정을 잡았는데요. 신청 시 ‘네이버 예약’ 같은 솔루션을 활용해 투어 일정 예약까지 바로 하게 한다면 어떨까요? ‘입주 신청’ 단계에 ‘투어 일정 잡기’를 포함시키면서 단계를 하나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환율 높이기2. 퍼널의 단계 없애기 - 네이버 예약 도입

사례 2. 온라인 쇼핑에서 간편 결제

여러분은 온라인에서 쇼핑할 때 가장 귀찮은 게 뭔가요? 회원 가입도 있겠지만, 결제할 때도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특히 결제는 매출과 직결되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결제 단계에서 사용자가 이탈하는 게 아주 뼈아플 텐데요. 그중에 가장 간단한 카드 결제도 PG사 페이지로 연결된 후 카드사를 선택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그 사이에 오류가 나서 결제가 안 되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간편 결제’가 많이 생겨나서 결제가 엄청나게 간편해졌습니다. PG사를 거치지 않고 미리 등록해둔 카드로 결제가 되어서 쿠팡 같은 경우는 슬라이드만 밀면 결제가 됩니다. 너무 간단해서 ‘결제가 된 건가?’ 싶을 때도 있더라고요. 여기에 익숙해지니까 이제 다른 쇼핑몰에서 결제하는 게 엄청 큰 허들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것도 퍼널의 단계를 없앤 예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존 카드 결제 방식과 간편결제 방식
전환율 높이기2. 퍼널의 단계 없애기 - 간편 결제 도입

2.3 퍼널의 순서를 바꾸기

기존 퍼널의 순서를 바꿈으로써 구매 전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주고 전환율을 끌어 올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례 1. 쉐어하우스 퍼널에서 ‘투어’ 순서 바꾸기

약속을 잡고 투어를 하러 직접 오는 것 자체가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는데요. 게다가 막상 와봤는데 생각한 것과 달라서 계약을 하지 않고 이탈한다면,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이미 들인 리소스가 많기 때문에 서로 시간 낭비한 게 됩니다.

전환율 높이기3. 퍼널의 순서를 바꾸기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투어를 할 수 있도록 해서 퍼널의 순서를 바꿔보면 어떨까요? 미리 온라인 투어를 해보고 어떤 느낌인지 확인해 본 후에 신청을 하게 된다면 입주 신청 이후의 전환율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례 2. 쇼핑몰 무료 반품

쇼핑몰에서 하는 무료 반품 서비스도 퍼널의 순서를 바꾼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구매를 결정하고 물건을 받아보는데 결제 단계를 앞으로 끌어옴으로써 물건을 받아본 후에 구매를 결정할 수 있게 해주는 거죠. 쿠팡의 와우 멤버십에서도 30일 무료반품을 제공해주고 있고, 요즘 많이 사용하는 샵사이다 같은 쇼핑몰에서도 무료 반품 정책을 강조해서 보여주는 경우가 종종 보입니다.

전환율 높이기3. 퍼널의 순서를 바꾸기- 쿠팡과 샵사이다의 무료 반품 정책

2.4 퍼널의 단계를 추가하기

지금까지는 퍼널의 단계를 줄이고 단순화 하는 것 위주로 이야기해 왔는데요. 반대로 퍼널의 단계를 추가하는 것으로도 퍼널을 개선해 볼 수 있습니다. 언뜻 들으면 앞뒤가 안 맞는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쓰이고 있는 방법이에요. A라는 기능을 사용해 본 사용자들의 전환율이 A 기능을 사용하지 않은 사용자들보다 더 높다면 A 기능을 퍼널에 끼워넣어 전체 사용자의 전환율을 끌어올려 볼 수 있습니다.

사례 1. 쉐어하우스 퍼널에 ‘상담 신청하기’ 단계 추가하기

쉐어하우스의 사례로 다시 가보면, 주거라는 특성 상 충동 구매가 일어나는 종류의 상품이 아니고,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쉐어하우스가 어떤 주거 형태인지 잘 모른다면 결정하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겠죠.

전환율 높이기4. 퍼널의 단계를 추가하기

이런 경우, 신청 전 걱정되는 부분을 미리 해소할 수 있도록 ‘상담 신청하기’ 버튼을 ‘입주 신청하기’ 버튼보다 위에 둘 수 있습니다. 어떤 지점의 어떤 룸타입을 선택해야 할지 망설일 수도 있고 쉐어하우스에서 생활해본 적 없어서 어떤 모습인지 궁금할 수도 있을 텐데, 그런 부분을 입주 신청 전 미리 해소해주면 다음 단계로의 전환율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사례 2. 구매 퍼널에 신규 기능 추가

이전에 일했던 커머스 서비스에서도 이런 식으로 퍼널을 개선했던 적이 있어요. 이번 달에 회원 가입한 사용자들의 구매 전환율이 유난히 높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달에 회원 가입한 사용자들은 뭐가 달랐던 건지 찾아봤습니다. 여러 가설이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는 당시 새로 런칭된 기능이 있었다는 거였어요. 신규 기능을 사용해 본 사용자들과 사용해 보지 않은 사용자들의 구매 전환율을 비교해 보니 해당 기능을 사용해 본 사용자들의 전환율이 2배 정도 높았어요. 해당 기능을 퍼널 단계로 끼워 넣기로 결정했습니다.

전환율 높이기4. 퍼널의 단계를 추가하기 - 신규 기능 추가하기

기존 퍼널은 회원 가입 후 구매로 바로 가는 단순한 구조였는데 그 사이에 신규 기능을 끼워 넣었어요. 회원 가입한 사용자들에게 해당 기능을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홈 화면에 홍보 이미지를 띄우고, 홍보 이메일을 보내는 등의 액션을 진행했습니다.

3. 코호트로 나누어 보기

코호트 분석은 동질 집단으로 사용자를 나누어서 보는 분석 방법입니다. 기본적으로 가입 시기 / 첫 구매 시기별로 사용자를 구분하는데, 그외에도 유입 채널, 고객 등급, 국가, 특정 기능의 사용 여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퍼널의 단계를 추가하기’ 예시에서 신규 기능을 사용한 사용자와 그렇지 않은 사용자를 구분해서 본 것도 일종의 코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호트 차트 예시 GA 리텐션 차트
코호트 차트 예시. GA 리텐션 차트

지금까지는 전체 사용자를 하나의 집단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모두 하나의 퍼널을 통과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사실은 여러 개의 사용자 집단이 있고, 각각의 집단이 다른 퍼널을 통과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각각의 집단이 통과하는 퍼널은 길이도 다르고, 허들도 다를 거고요. 그래서 퍼널별로 따로 분석하고 각각의 액션 아이템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는 특정 코호트의 전환율이 특히 좋았다면 그런 특성을 가진 사용자들을 더 많이 우리 서비스로 데려오도록 마케팅을 할 수도 있습니다.

사례 1. 쉐어하우스 퍼널을 유입 채널별로 나누어 보기

쉐어하우스 사례에서는 유입 채널별로 나누어 보면 사용자들이 경험하는 퍼널에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유입 채널별 쉐어하우스 입주계약 퍼널
유입 채널별 쉐어하우스 입주계약 퍼널

유학생들 같은 경우 입국 전에 계약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투어를 하지 않고 바로 계약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특정 단계를 건너뛰는 경우도 있고요. 기존에 쉐어하우스에 살고 있는 친구를 통해 매니저에게 직접 신청하는 경우 웹사이트 접속 없이 직접 매니저에게 연락하고 바로 투어 일정을 잡게 됩니다. 이렇게 별도의 루트를 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유입 채널별로 나누어 보았을 때, 유학생들의 전환율이 좋았다면 근처에 있는 유학생 에이전시들과 제휴를 맺는다든지, 에이전시 측에 커미션을 제공한다든지 유학생들의 유입을 늘릴 수도 있습니다. 기존 고객의 추천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전환율이 좋았다면,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친구 추천 이벤트를 해본다든지, 친구에게 추천하기 쉽게 전용 링크를 제공해 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유입을 늘리거나 전환율을 개선해볼 수 있습니다.

💡
전환율이 높은 퍼널이 무조건 좋은 퍼널일까?

지금까지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퍼널을 개선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 봤는데요. 반대로 전환율이 낮아져야 하는 퍼널도 있습니다. 얼마 전,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분의 서비스 페이지 제작을 도와드리게 되었어요. 코칭 신청서에 들어갈 문항을 설계하는데 이때는 신청을 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코칭이나 심리 상담, 또는 컨설팅 서비스처럼 사람이 직접 응대를 하고 실제 맨파워를 써야 하는 서비스는 수요가 많다고 해서 무한정 공급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전환율을 높인다기 보다는 한정된 공급을 잘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를 잘 하는 것이 필요해요. 수요가 충분한 상황이라면 전환율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작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유도하는 액션의 특성, 서비스의 특징을 고려해서 퍼널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분석에서 이어지는 액션

데이터 분석의 목적은 결국은 우리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액션 아이템을 찾고 실제로 개선하는 거예요. 주변 데이터 분석가분들과 이야기해 보면 일하면서 가장 힘빠지는 일이 분석은 실컷 했는데 액션으로,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때라고 하시더라고요.

분석이 실제 액션으로 이어지게 하는 건 회사 전체가 데이터 드리븐한 조직인지, 업무를 하는 개인이 얼마나 힘을 가진 위치에 있는지와 가장 큰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환경 탓만 하며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으니 개인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면, 퍼널 분석이 여러분의 아쉬운 점을 긁어주는 효자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에서 쭉 살펴본 것처럼 퍼널을 뜯어 보면 어떤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한지, 어떻게 개선해 볼 수 있을지 액션 아이템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나온 액션 아이템들을 실제로 적용해 보고 또 개선되는지 확인해 보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거예요.

퍼널을 구성하고 문제점을 찾고 어떻게 개선해 볼 수 있는지 이야기해 봤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던 것들 이외에도 서비스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아마 제가 예시로 이야기 했던 것들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분명 있을 것 같아요. 한번 생각해 보시고 실무를 하시는 분들은 본인의 서비스에, 그리고 공부하시는 분들은 관심있는 다른 서비스에 적용해 보세요!

다음 편 읽기

우리 서비스, 뭐가 문제일까? 사내 데이터로 퍼널 개선하기 2) Q&A
데이터 분석가 김민주님과 함께 한 하트카운트 웨비나! 패널 토크 시간에 나눈 이야기를 콘텐츠로 공개합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다시 보기 영상 및 전편을 참고해 보세요. 📌하트카운트 3월 웨비나 <사내 데이터로 퍼널 개선하기>- (1) 사례 소개편 읽으러 가기- 다시보기 영상 바로 가기- 다음 웨비나 등록하기 퍼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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